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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소통, 대화-옳은 말과 배려의 말

안다미로72 2023. 12. 1. 23:52

옳은 말과 배려의 말

가족 ~ 충고는 되도록 적게 하라.

 

 

가족은 누구보다 사랑하고 아끼는 존재이기에, 가족을 위해서라도 잘못된 점이 있으면 고치도록 말해주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긴다.


하지만 그로 인해 오히려 갈등과 마찰이 빚어지는 경우가 많다. 상대방을 위해 말해줬는데 상대방은 고마워하며 순순히 잘못을 인정하고 고치려는 태도를 보이기보다는 화를 내거나 서운해한다. 급기야 감정의 골이 깊어져 대화가 단절되기도 한다. 그러면 충고한 사람은 이렇게 스스로를 합리화시킨다. ‘내가 틀린 말 했나?’, ‘내가 아니면 누가 말해주겠어?’, ‘기껏 생각해서 말해줬더니’, ‘저리 속이 좁아서야’ ⋯.

그렇다면 타인의 충고를 달갑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이 진정 옹졸한 것일까? 충고란 남의 결함이나 잘못을 진심으로 타이르는 것을 말한다. 충고는 잘하면 상대의 단점을 고쳐서 더 나은 사람이 되게 하는 훌륭한 치료제가 될 수 있다. 그러나 ‘꿀도 약이라면 쓰다’는 속담처럼, 자기에게 이롭고 도움이 되는 말이라도 충고와 지적은 듣기 싫어한다. 한마디 충고 때문에 공들여 쌓아온 유대관계가 한번에 무너지는가 하면, “제가 잘못하는 부분이 있으면 아낌없이 충고해주세요” 하고 충고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조차 막상 충고를 들으면 언짢아한다.

좋은 뜻으로 말했는데 오히려 상대방의 마음이 닫힌다면 문제는 ‘방법’이다. 상대방이 충고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은 충고하는 사람의 말이 옳고 그름보다는 배려가 부족해서다. 때로는 충고라는 명목으로 상대방의 기분이나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비난과 질책을 쏟아내기도 한다. 상대방의 언행이 거슬려 순간적으로 내뱉거나 불쾌한 감정에 사로잡혀 쏘아붙이는 말 등은 진정한 충고라 할 수 없다. 더구나 그런 비난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도 없다.

 

상대방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있다 해도 충고는 상대의 자존심을 건드리기 쉬운 예민한 문제이므로 어느 때보다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형제 사이에 잘못이 있으면 서로 말해주어야 하지 않습니까?”라고 제자가 물었을 때 퇴계 이황 선생은 이렇게 대답했다. “우선 나의 성의를 다해 상대방이 감동하게 하여라. 그다음에야 비로소 서로 간의 의리를 해치지 않을 것이다. 성의 없이 대뜸 나무라기만 한다면 사이가 소원해진다.”

퇴계의 말처럼, 충고를 하려면 상대방이 나의 진심을 헤아릴 수 있을 만큼 따듯한 마음으로 배려하고 있는지 생각해보아야 한다. 그리고 어떻게 말하면 상대방의 마음이 상하지 않을지 신중히 고민하고 좋은 분위기를 조성한 뒤 일대일로 해야 한다. 직언을 하거나 여러 사람 앞에서는 금물. 마무리는 반드시 긍정적이고 희망적이어야 한다.

 

누구나 자신을 칭찬해주는 사람을 좋아하지, 충고하고 지적하는 사람을 가까이하고 싶어 하지는 않는다. 상대방에 대해 전부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어설프게 충고하거나 나의 뜻대로 상대방을 움직이려 하면 반감만 산다. 상대가 고민거리를 털어놓더라도 충고나 조언 대신 귀 기울여 들어주고 격려해주는 편이 낫다.

 

가족이 잘못한 일에 대해 충고하기보다 잘하고 있는 부분을 칭찬하며 묵묵히 지켜보고 지지해주자. 서두에 남편과 아내의 대화에서, 남편이 새로 산 커피잔을 보며 “역시 당신 안목은 알아줘야 해” 또는 “당신이 탄 커피는 어떤 잔에 마셔도 맛있어”라고 말했다면 분위기는 달라지지 않았을까. 아내가 생활비를 좀 아꼈으면 하는 바람은 나중에 적당한 기회에 말해도 늦지 않다.

아이러니하게도 자신의 부족한 점은 인식하지 못하고 타인의 부족한 점은 크게 본다.